그러나 사실 이 법당은 전혀 크지 않다.이 법당이 크게 보이는 것은 오직 사람들의 견해일 뿐이다.사실 이 법당은 그저 그 크기일뿐 크다고도 작다고도 말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느낌을 따라다닌다.마음의 평화를 얻고자 수행한다면 먼저 평화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평화가 무엇인지 모르면 결코 찾을 수 없다.아주 값비싼 펜을 사원에 가지고 왔다고 생각해 보라.이곳에 오는 길에 펜을 앞주머니에 넣었다가 나중에는 다시 뒷주머니에 넣었다.그런데 앞주머니를 만져 봐서 펜이 없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그릇된 이해 때문에,진리에 대한 무지 때문에 놀라는 것이다.그 결과 고통이 따른다.당신은 펜을 잃어버려 걱정을 멈출 수 없다.그릇된 이해가 고통을 낳는다.'이렇게 한심할 수가!며칠 전에 산 펜을 벌써 잃어버리다니!'그러다가 문득 '아!손을 씻을 때 뒷주머니에 넣어 뒀지!'하고 생각한다.그 생각이 떠오른 순간 아직 펜을 보지 않았어도 벌써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진다.그제야 비로소 펜에 대한 걱정을 멈출 수 있다.걷는 동안 뒷주머니를 만져 보니 펜이 거기에 있다.마음이 줄곧 당신을 속여 왔던 것이다.펜을 본 순간 걱정은 사라진다.고통의 원인을 깨닫는 순간 평화가 찾아온다.펜이 뒷주머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순간,고통이 소멸하는 것이다.우리는 마음의 평화를 위해 명상해야 한다.그러나 사람들은 통상적으로 평화가 단지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 번뇌를 없애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번뇌는 바위로 잔디를 가리는 것처럼 일시적으로 억눌린 상태이다.그러나 사나흘 뒤 바위를 치우면 잔디는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잔디는 죽은 것이 아니라 그저 억눌렸던 것뿐이다.선정에 든 상태로 앉아 있는 것도 그와 같다.마음은 고요해졌지만 번뇌는 여전히 남아 있다.선정으로 어느 정도 평화를 얻을 수 있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평화일 뿐이다.진정한 평화를 얻으려면 지혜를 개발해야 한다.지혜로 얻은 평화는 바위를 치우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것과 같다.풀은 자라지 못한다.진정한 평화는 이렇듯 번뇌를 없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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