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의 두 얼굴 수행을 하면 마음을 똑바로 들여다보게 된다.그리고 수행이 느슨해지기 시작하면 곧바로 알아차리고 마음을 다잡는다.그러나 조금 지나면 또다시 느슨해진다.마음이 그런 식으로 우리를 끌고 다닌다.그러나 확고한 알아차림이 있는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을 바로 세우고,항상 제자리로 .. 나선계단/禁針 2018.07.21
남도 천리는 황토길이다. 한걸음을 떼어놓을때마다 발등에는 황토빛 먼지가 금박처럼 내려와 쌓인다.버스를 탈 수 있는 승차장은 아직도 한참을 걸어야할 모양이다.촌사람들의 거리개념은 산너머 개울까지의 거리치수만큼 자의적인 수치니까 감안을하고 계산해야한다 .한 십분전에 고달면이 어디냐고 길을 묻는 나에게 촌노.. 나선계단/禁針 2009.03.21
귀암이 나타났다 명색이 입구라고 쳐 놓은 거적데기를 들치고 한 그림자가 들어섰다.어둠에 익숙해진 토굴속 병자들 눈에는 방문객의 얼굴가리개가 하얀 박쥐문양으로 비치고 ,그러나 그 뿐 ,병자들은 일상으로 돌아가고 토굴은 다시 정적속의 무덤으로 돌아가 있었다.얼굴을 가린 방문객은 병자들을 하.. 나선계단/禁針 2009.03.20
오! 나의 영혼아 ,더욱 웅장한 집을 지으라 "이것이 詩人들의 상상으로 /그림자없는 트인 바다를 航海한다는 眞珠의 배,/향그런 여름 바다에 그 紫色 돛을 펴는 모험의 배,/마술 걸린 환상의 물굽이/사이렌 노래하고 산호초 드러난 곳 / 차가운 인어 아가씨들 떠올라 /긴 머리카락 햇볕 쪼이는 곳에서,/ 지금은 살아있는 돛폭을 펼 수가 없다./眞珠.. 나선계단/禁針 2009.03.05
금침8-제 2 장 암굴(暗窟)의 프로메테우스 산정(山頂)의 거인,그대 있어야할 그 장소에서...... 이제 그대는 암굴의 프로메테우스, 전갈문신(全蝎文身)의 마법사여,그대가 외는 밤마다의 다라니주는 우리의 잠든 연수(延髓)에 針으로 꽂히고 ..... . 나는 선실(船室)문을 당겼다.채광이 잘 된 선실내부에는 서너명의 승객뿐이었다.그들은 비닐장판.. 나선계단/禁針 2009.03.04
금침7-그 詩人은 아마도 종교를 가지고 있었나보다. 아니 어쩌면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른다.성서(聖書)를 인용한 그의 유서의 몇 귀절이 단지 내게 그런 추측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病苦)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우고 피해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스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 나선계단/禁針 2009.03.03
금침6-그 구멍틈으로 언뜻 언뜻 비치는 번데기가 다 된 형상의 , 내가 잊고 있었던 자모음(子母音)들을 보았다.거미줄에 걸린 곤충의 껍데기,마지막 몸부림의 흔적인양 찢긴 그물코 사이로 빠져나온 갑충의 더듬이,혹은 바위틈을 비집고 나오는 지네의 독(毒)오른 대가리.... . 내게 유언을 남기고 간 그 시인의 가슴속에 칩거하던 그것들이,그 주인의 감금된 영혼의 .. 나선계단/禁針 2009.03.02
금침5-그 암호와 같은 詩句는 나의 머리를 혼란하게 만들었다 그 암호와 같은 詩句는 나의 머리를 혼란하게 만들었다.배식구가 닫히고 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 방금 읽은 글자 하나 하나가 꿈틀거리며 일그러져서 마치 벌(蜂) 혹은 투구풍뎅이,거미,지네따위로 변형되는 환각을 경험하였다.그것들이 각기 그들 나름의 몸짓을 하며 마룻바닥에서 빠져 나와 ,나의 .. 나선계단/禁針 2009.03.01
금침4-언제부터인지 나의 육신은 , 나의 삶이 그러한 것처럼 내부에서부터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다. 선창(船窓)에 비친 자화상.... . 주민등록번호,군번,직업(좌측 첨부에 중등도의 결핵암영(暗影),향후 1년간 계속 치료를 요함-소견서와 병사용 진단서를 첨부하여 예비군 중대본부에 제출하고 나는 1년간의 휴가를 얻었다.발병 초기인 삼.. 나선계단/禁針 2009.02.28
금침3-우리에 갇힌 맹수는 이미 맹수가 아니다. 격리되고 감금된 인간은 일개 부호(符號)에 지나지 않는다.나는 그 시(市)에서 어느 모퉁이에도 배정받지 못한 떠돌이 부호였다.술집에서,거리에서,부두에서,사람들이 모이는 어느 곳에서건 그들은 그들만의 언어와 눈짓과 몸짓으로 술을 마시고 대화를 하고 ,그리고 웃고 떠들고 즐거운 척 하고 있었.. 나선계단/禁針 2009.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