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입처와 외입처

일체의 본질을 규명하는 십이입처는 각각 여섯 가지 내입처와 외입처로 이루어져 있다.본 절에서는 전오근과 전오경을 사용하여 이해하기 편리한 처음 다섯 가지씩의 내입처와 외입처를 먼저 살펴보고,나머지 한 가지씩의 내입처와 외입처는 다음 절에서 살펴보기로 한다.여기서 입처란 'ayatana'의 번역으로 處 또는 入으로 번역된다.어떤 것이 의존하고 있는 바탕 혹은 場의 개념이며,언어적으로는 도달하여 머무는 장소 혹은 영역의 의미다.내입처란 인식활동의 주체이자 대상을 인식하려는 의지로서의 인식영역 내지는 의식공간이다.이러한 내입처의 처음 다섯 가지란 전오근이 의존하는 또는 도달하여 머무는 장으로서의 다섯 가지 의식영역이다.이것은 내입처에 의존하고 있는 전오근의 역할과 기능에 따라서 내입처를 다섯 가지의 의식영역인 안내입처,이내입처,비내입처,설내입처,신내입처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외입처란 인식활동의 객체이자 인식대상으로서의 의식영역 내지는 의식공간이다.이러한 외입처의 처음 다섯 가지란 전오경이 의존하고 있는 내지는 도달하여 머무는 장으로서의 다섯 가지 의식영역이다.이것은 외입처에 의존하고 있는 전오경의 종류와 역할에 따라서 외입처를 다섯 가지의 의식영역인 색외입처,성외입처,향외입처,미외입처,촉외입처로 분류한 것을 말한다.그렇다면 전오근과 전오경이 어떻게 내입처와 외입처에 각각 도달하여 머물며 의존하는가? 이를테면 인식활동의 주체이자 대상을 인식하려는 의지로서의 안내입처가 어떤 색경을 인식하려고 할 때,안내입처는 그 색경을 인식하려는 의지를 갖고 안근을 작동시켜 인식하고자 하는 색경을 찾는다.안근은 색경을 찾아 감지하고,안근에서 감지된 색경의 정보는 인식활동의 객체이자 인식대상으로서의 의식영역인 색외입처로 전달되어 인식된다.이와 같이 안근의 정보와 색경의 정보는 각각 안내입처와 색외입처의 인식영역에 전달되어 인식되며 내지는 의존되어 인식되며,이것은 나머지 전오근과 전오경도 마찬가지이다.따라서 외입처는 인식대상으로서 인식된 전오경의 정보를 인식대상화하고 분류 저장하는 의식영역이라고 할 수 있으며,이때 분류 저장된 정보의 내용물에 따라서 다섯 가지로 분류할 뿐 다섯 가지의 외입처가 전오경처럼 시공간으로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마찬가지로 내입처 역시 전오근처럼 육신의 각 부분으로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전오근의 정보를 전달받아 저장하는 의식영역이다.다시 표현하면 외입처는 시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의식공간에서 분리되어 있는 것이며,이것은 내입처도 마찬가지다.또한 시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 전오근과 전오경의 관계와 달리 내입처와 외입처의 관계는 단지 의식공간에서 분리된 것이다.여기서 전오근의 정보와 전오경의 정보가 각각 내입처와 외입처로 전달되는 과정은 내입처가 전오근을 작동시키는 과정의 역과정이다.그러므로 내입처와 외입처의 내와 외는 신체의 내적 존재와 외적 존재의 의미가 아니라,입처에 의존하고 있는 전오근과 전오경을 각각 내와 외로 분류하고 그 분류에 따라서 입처를 분류한 것임을 주목하여야 한다.그러므로 입처를 내입처와 외입처로 분류한 것은 내입처와 외입처가 공간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서로 분리되고 독립되어 존재한다는 의미가 아니다.그렇다면 전오경이 내입처의 인식대상이 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전오경은 전오근까지만 도달할 수 있고 의식의 영역인 내입처에는 미치지 못한다.예를 들면 빛과 소리는 망막과 고막까지만 도달할 수 있고 그 너머로는 직접 전달되지 못한다.향미촉도 각각 도달할 수 있는 호흡기관,소화기관,그리고 피부를 넘어서 직접 의식영역으로는 전달되지 못한다.그러므로 전오경은 전오근의 감각대상이 되나 내입처의 인식대상이 되지 못하며,내입처의 인식대상은 전오경의 정보가 분류 저장되는 외업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