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나무 꼭대기에서 땅으로 떨어질 때 바닥에 떨어질 때까지 몇 개의 나뭇가지를 지나쳤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어떤 정신적 감흥과 만났을 때 그 안에 기쁨이 있으면 마음은 곧바로 기쁨 속으로 날아간다.마음은 그곳으로 이끄는 조건의 사슬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그것을 좋은 것으로 여긴다.이러한 과정은 이론대로 진행되지만 동시에 이론을 초월한 것이기도 하다."이것은 미혹이다""이것은 행이다""이것은 인식이다"와 같은 경고는 어디에도 없다.이러한 과정은 학자들에게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겨를을 주지 않는다.붓다께선 마음의 연쇄 작용을 쪼개어 분석하고 설명하셨지만 우리는 마치 나무에서 떨어질 때처럼 어리둥절할 뿐이다.나무에서 떨어질 때는 얼마나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지 가늠할 겨를이 없다.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바닥에 쿵하고 떨어졌고 몹시 아프다는 것뿐이다.마음도 마찬가지이다.어딘가에 부딪쳤을 때 오직 그 고통만을 인식할 뿐이다.그 고통,슬픔,절망은 어디에서 올까? 경전에서 오지는 않을 것이다.우리가 느끼는 고통을 상세하게 기록해 놓은 책은 없다.고통은 이론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지만 그 둘은 결국 같은 길을 걷는다.따라서 이론만으로는 현실을 따라잡을 수 없다.붓다께서 우리에게 스스로 분명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에 정진하라고 가르치신 것도 그런 이유이다.그래야만 마음속에 무엇이 떠오르든 앎으로 지킬 수 있다.진리로 세상을 이해하면 마음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심리 현상이 우리 것이 아님을 인식할 수 있다.결국 그 모든 것을 쓰레기처럼 내다 버릴 수 있게 된다.우리는 그러한 현상에 결코 집착하거나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붓다께선 마음과 마음의 심리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으셨다.사람들이 개념에 집착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우리가 모든 것이 영원하지 않고 불만족스러우며 자아가 아님을 이해하기를 원하셨다.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한옆으로 밀어 놓기를 원하셨다.감흥이 일어날 때 그것을 인식하고 알아차리라고 하셨다.마음은 이미 조건 지워져 있다.마음은 순수한 깨어 있음의 상태에서 빠져나오도록 길들어 있다.깨어 있음에서 벗어나는 마음은 조건 지워진 현상을 만들어 내고 다시 현상들이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그렇게 마음은 계속 증식한다.이 과정에서 선과 악을 비롯한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생겨난다.붓다께선 그 모든 것을 버리라고 하셨다.그러나 초기 단계에서 이러한 과정에 익숙해져야만 나중에 그것들을 모두 버릴 수 있다.이것은 일종의 자연 현상이다.마음과 모든 심리적인 현상은 본래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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