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海記行

자연의 이치를 따르라

낡은집에사는남자 2009. 7. 17. 09:29




말이 끄는 수레를 탈 때 수레를 말 앞에 세워서는 안 된다.수레를 말 앞에 세우는 것은 논에 고랑을 만든다면서 물소의 뒤를 따라가지 않고 앞에서 걷는 것과 같다.마음이 앞서서 가야지 결과를 재촉해서는 안된다.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다.물소 앞에서 걷지 말고 뒤에서 따라가야 한다.

 우리가 키우는 고추나무도 마찬가지이다.물과 거름을 주면 나무가 그것을 빨아들인다.벌레들이 오면 쫓아 준다.그런 일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추나무는 충분히 자란다.나무가 아름답게 자랐다면 빨리 꽃을 피우라고 재촉하지 말라.그것은 우리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그런 생각은 쓸데없는 고통을 일으킬 뿐이다.나무가 알아서 꽃을 피우게 하라.꽃이 피면 빨리 고추를 맺으라고 재촉하며 억지를 부리지 말라.그렇게 해봐야 고통만 생겨날 뿐이다.이것을 이해한다면 무엇이 우리의 책임이고 무엇이 아닌지 알 수 있다.저마다 해야 할 몫이 있다.마음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그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은 나무를 심은 바로 그날 고추가 열리게 하려고 억지를 부리는 것과 같다.하루 만에 자라서 꽃을 피우고 고추가 열려야 한다고 안달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두 번째 고귀한 진리이다.고통을 일으키는 원인을 만드는 것이다.이 진리에 대해 잘 생각해 보면 수행에서 빨리 결과를 얻고 싶어하는 것도 미혹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그런 생각은 그릇되었다.우리는 수행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고 놓아 버려야 한다.타고난 능력,정신적 상황.쌓아 온 공덕에 따라 저절로 성숙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그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오래 걸리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말라.깨달음을 얻기 위해 백 번의 생을 거쳐야 한다면 또 어떻겠는가?그렇게 많은 생을 거쳐야 한다 해도 저마다의 속도에 만족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수행하면 그뿐이다.마음이 이 단계에 접어들면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마음은 아주 미약한 사악함까지도 초월한다.

  일단 흐름 안에 들어서면 자신의 책임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다.어떻게 법을 수행해야 하는지도 알게 된다.언제 노력하고 언제 휴식을 취해야 하는지도 안다.몸과 마음,육체와 정신의 이치를 알고 버릴 것은 버린다.조금의 미련도 없이 전부 버린다.평생 법을 수행하면서 나는 다양한 주제를 섭렵하려 하지 않았다.단 한 가지,마음을 갈고 닦는 것에만 집중했다.우리 몸을 보라.몸을 탐구하지 않고 몸에 현혹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관찰하라.자세히 보라.머리카락,몸의 털,손톱,이,피부를 관찰하라.붓다께서는 신체의 각 부분들을 철저히,반복해서 사유하라고 가르치셨다.그것들을 하나씩 따로 떼어,태우고 껍질을 벗겨 내보라.모든 사람을 똑같이 바라보라.매일 아침 마을로 탁발을 나가는 승려들은 마을 사람 누구를 만나든 상대방을 시체로 보아야 한다.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시체라고 생각하라.그런 생각을 유지하라.그렇게 노력하라.이런 수행은 성숙과 개발로 이어진다.매력적인 젊은 여자를 보아도 그저 걸어 다니는 시체라고 생각하라.썩어서 악취가 나는 시체라고 생각하라.모든 사람을 그렇게 보라.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라.당신의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두게 하지 말라.모든 사람을 썩어서 악취나는 시체로 본다면 마음을 오래 빼앗기지 않는다.모든 것을 분명히 이해할 때까지,모든 것이 분명해질 때까지,완전히 통달할 때까지 그런 식으로 명상하라.다른 사람을 본다는 것은 결국 시체를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남자든 여자든 사람을 보는 것은 시체를 보는 것이다.나아가 당신 자신까지 시체로 보는 것도 잊지 말라.결국 남는 것은 시체 한 구에 불과하다.완전히 통달할 때까지 이런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최대한 개발하라.이런 관점이 마음의 일부가 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라.실제로 해보면 상당히 재미있다.책에서 이런 내용을 읽는 데만 몰두한다면 이해하기 힘드니 실제로 해보아야 한다.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노력하라.명상이 당신의 일부가 될 때까지 노력하라.목표로 정한 진리를 몸소 실천하라.고통을 초월하겠다는 생각이 동기가 된다면 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요즈음에는 위파사나를 가르치는 사람도 많고 명상법도 참으로 다양하다.한 가지 분명한 것은,위파사나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어느날 갑자기 되지 않는다.높은 수준의 계율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직접 해보라.도덕 훈련과 계율은 반드시 필요하다.말과 행동이 깨끗하지 않으면 결코 우리 힘으로 설 수 없다.덕을 쌓지 않고 명상하는 것은 도의 가장 기본적인 단계를 건너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선정은 개발할 필요 없어,그냥 건너뛰고 곧바로 위파사나 단계로 들어가면 돼"지름길을 찾으려는 진중하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그들은 계율 따위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계율을 닦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그저 빈둥거리며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계율에 관한 모든 가르침을 건너뛸 수만 있다면 수행이 얼마나 쉽겠는가?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저 건너뛰면서 피해버리면 될 테니 말이다.물론 누구나 어려운 일은 피하고 싶다.자신이 진정한 수행자라고 말하는 승려가 있었다.그는 이곳에 머물게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이곳의 일과와 계율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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