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내입처와 육외입처로 이루어져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자각법인 십이입처에 나타나는 의와 법에 대하여 살펴보자.내입처와 외입처에 각각 의근의 역할과 기능에 해당하는 의내입처를 포함한 것이 육내입처이며,법경의 역할에 해당하는 법외입처를 포함한 것이 육외입처이다.따라서 의근과 법경의 관계가 그대로 평행하게 의내입처와 법외입처에도 적용된다,즉 안이비설신 내입처에서 인식하는 색성향미촉 외입처를 취합하고 통합하는 것이 의내입처이며,의내입처에 의하여 색성향미촉 외입처가 취합되고 통합된 것이 법외입처이다.육내입처와 육외입처의 관점에서 보는 인간의 기본적인 인식구조와 육근과 육경의 관점에서 보는 인간의 기본적인 인식구조는 서로 어떻게 다른가? 입처의 관점은 전오경을 인지하는 것은 입처라고 하는 인식영역에서 발생한다고 본다,따라서 전오경을 인식하는 전오근 역시 입처에서 발생하는 것이다.근경의 관점에서는 전오경을 감지하는 것을 전오근이라고 하지만 ,전오근이 전오경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입처의 관점에서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전오근은 전오경을 수용하는 감각기관으로 전오경을 생물학적인 정보로 전환하는 곳이다.생물학적인 정보로 전환된 전오경의 정보는 입처에 도달하였을 때 비로소 인식된다.전오근의 주체적이고 의지적인 경험의 정보도 전오경의 정보와 마찬가지로 입처에 도달하였을 때 비로소 인식된다.전오근과 전오경의 정보가 입처에 도달되어 수용되면,전오근의 정보를 수용하는 입처는 내입처가 되고 전오경의 정보를 수용하는 입처는 외입처가 된다.입처가 인식주체가 되어 내입처가 되고 입처가 인식대상이 되어 외입처가 된다.그리고 내입처에 전오근의 정보가 수용될 뿐만 아니라 축적되며,마찬가지로 외입처도 전오경의 정보가 수용될 뿐만 아니라 축적된다.이를 테면 근경의 관점에서는 눈으로 본 번개 빛이며 귀로 들은 천둥소리며 눈으로 본 번개 빛과 귀로 들은 천둥소리는 하늘의 먹구름 속에 있는 것이지만 ,입처의 관점에서는 눈으로 보았다고 인식된 번개 빛이며 귀로 들었다고 인식된 천둥소리이며 인식된 번개빛과 천둥소리는 입처에 있는 것이다.번개 빛과 천둥소리뿐만 아니라 모든 전오경과 모든 법도 이와 마찬가지다.즉 입처에 인식된 입처의 전오경과 법이다.다시 표현하면 인간이 인지하는 자연 속의 모든 전오경과 법은 인간의 의식에서 투영된 것이다.또한 근경의 관점에서는 번개 빛을 본 눈이며 천둥소리를 들은 귀이고,이러한 눈과 귀는 몸의 일부이다.그러나 입처의 관점에서는 번개빛을 보았다고 인식된 눈이며 귀로 들었다고 인식된 귀이고,인식된 눈과 귀는 입처의 눈과 귀이다.나머지 전오근도 마찬가지다,다시 표현하면 인간의 몸과 전오근은 입처에서 투영된 것이다.따라서 입처에서 투영된 인간의 몸과 전오근 그리고 자연의 모든 법과 전오경은 모두 허상이다.이러한 모든 허상을 실상으로 아는 것이 근경의 관점이다.이것이 근경의 관점과 입처의 관점이 서로 다른 근본적인 차이다.그렇다면 의근과 의내입처는 서로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서로 다르다.그러나 법경과 법외입처는 서로 같다.따라서 의근은 십이입처에서 법외입처를 제외한 나머지와 같다.즉 입처의 관점에서 의근은 육내입처와 그리고 법외입처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색성향미촉 외입처로 세분화된 것이다.이렇게 의근을 세분화함으로써 근경의 관점을 극복하고 인간의 의식구조를 바르게 설명한다.근경의 관점은 인간을 사진기에 비유하면 사진기의 렌즈가 열려 있을 때만,즉 전오근이 작동할 때만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수 있다.그러나 현실의 인간은 사진기에 비유하면 사진기의 렌즈가 열려 있을 때뿐만 아니라 닫혀 있을 때도 사진이나 영상을 만들어내거나 또는 이미 만들어진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하기도 한다.이러한 현실적인 인간의 인식구조를 바르게 설명하는 것이 입처의 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