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海記行

금강경

낡은집에사는남자 2011. 10. 2. 08:28

앞에서 우리 몸의 감각기관인 육근이 그 대상인 육경을 만나 접촉함으로써 좋고 싫은 느낌이 일어났다고 했다.그 좋고 싫다는 느낌의 분별에서 온갖 집착이 생겨난다.육근이 육경을 접촉할 때 그 사이에서 온갖 시비분별이 생겨나는 것이다.그러나 주관이 대상을 받아들일 때 그 대상 자체는 과연 분별할 것이 있는 것일까?형상과 소리 냄새 맛 감촉 뜻의 대상이 과연 좋고 싫다거나,옳고 그르다거나 하는 차별이 있는가?그렇지 않다.모양과 색깔이라는 형상에서 옳고 그른 것이 어디 있고 좋고 싫은 것이 어디에 있는가.온갖 나무와 꽃들이 있지만 어떤 나무와 어떤 꽃은 옳고 다른 것은 그른 것이라고 할 수 있는가?ㄱ렇지 않다.이 세상의 일체 모든 형상과 소리,냄새,맛,감촉,대상은 무분별(無分別),무차별(無差別)이다.우리들의 의식에서 차별을 일으키는 것일 뿐이지 이 세상에는 본래부터 나뉨이란 없다.

 태양과 달과 별,바다와 시내와 강과 들 이들 가운데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틀린 것인가.정치인과 경제인 가운데 누가 옳은가?서양의 여인과 동양의 여인과 아프리카 여인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아름다운가?그들은 서로 다를 뿐이지 분별할 수는 없다.점수를 메겨 줄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일체의 모든 차별과 분별로써 세상의 모든 것들을 나누고 차별하고 점수 메기고 등수를 메기는 따위의 나눔은 오직 인간들만이 한다.이 대자연 법계의 모든 존재와 생명은 오직 전 존재로서 받아들일 따름이다.인간들만이 세상을 대상으로 차별하고 분별하며 그렇기에 인간들만이 좋고 나쁘며 옳고 그르다는 등의 어리석은 극단을 설정한다.그리고 그 극단과 나뉨은 곧 부조화와 평화롭지 않은 상태를 가져온다.그로인해 인간은 늘 어지럽고 복잡하며 괴롭다.

 세상은 다만 변화할 뿐이다.변화하는  세상에 어리석고 좁은 소견으로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차별을 가하지 말라.세상은 다만 변화만이 있을 뿐,좋고 싫은 것은 없다.봄을 알리는 꽃이나 여름의 우거진 초목이나 가을의 오색단풍,또 겨울의 호젓한 눈꽃은 저마다의 아름다움이 있다.1,2,3,4등 등수를 메길 수는 없다.어느 계절이 더 좋고 나쁜 것은 없고 다만 변화만 있을 뿐이다.그 변화의 어느 한 과정을 붙잡아 옳다느니 그르다느니,맞다느니 틀리다느니,아름답다거나 추하다고 차별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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