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海記行

가르침의 단상들

낡은집에사는남자 2020. 11. 27. 20:05

우리는 많은 선사나 승려들로부터 붓다의 가르침을 듣는다.어떤 경우에는 그의 가르침이 너무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정의되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현학적인 언어나 특수한 용어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경전을 문자 그대로 가르치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반면 그다지 모호하거나 심오하지 않고,그렇게 광범위하거나 신비스럽지 않은,균형 잡힌 방식으로 가르쳐 듣는 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주어진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이제 나는 제자들에게 자주 사용했던 방법으로 붓다의 가르침을 나누고자 한다.붓다: 아는 자,가슴 속에 청렴함과 광채,평화를 지닌 자.가르침:계율,선정,지혜에서 솟아나는 순수와 광채,평화.따라서 붓다의 가르침을 깨닫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서 계율,선정,지혜를 개발하는 사람이다.집으로 돌아가려면 가만히 앉아 길을 떠날 생각만 해서는 안 된다.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씩 떼어 놓아야 한다.길을 잘못 들면 늪에 빠지거나 다른 장애물에 부딪친다.심각한 위험에 처하여 영원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그러나 집에 도착한 사람은 마음 놓고 편안히 잠들 수 있다.길은 우리 몸과 마음의 안식처이다.자기 집을 못보고 지나치거나 비켜 간다면 먼 길을 여행한 보람도 없을 것이다.마찬가지로,붓다의 가르침에 도달하는 길은 개개인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그 누구도 그 일을 대신 해줄 수 없다.우리는 여정의 열매라고 할 수 있는 순수와 광채,평화가 있는 마음의 축복을 누릴 수 있을 때까지 계율,선정,지혜의 바른 길을 따라 여행해야 한다.수많은 경전을 탐독했다 해도 그것은 여행의 지도나 계획일 뿐이며,그렇게는 백 번의 생을 살아도 순수와 광채,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한다.시간만 낭비할 뿐 수행의 진정한 이점은 누리지 못한다.스승들은 오직 길의 방향만 일러 줄 수 있을 뿐이다.수행의 길을 걸어 열매를 따는 것은 순전히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다른 방법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수행은 의사가 환자에게 주는 약병과 같다.약병에는 약을 먹는 방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그러나 환자가 그 설명만을 반복해서 읽는다면 수백 번을 읽어도 그는 결국 죽고 약의 효험은 전혀 누리지 못할 것이다.죽기 전에 의사가 형편없는 돌팔이였다고,약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쓸모가 없었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그러나 그것은 약병에 붙은 설명만 읽으면서 시간을 낭비한 환자의 잘못이다.그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을 먹지 않았다.의사의 처방에 따라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한다면 환자는 회복될 것이다.병이 깊다면 약을 많이 먹어야 할 테고,깊지 않다면 약을 조금만 먹어도 나을 수 있을 것이다.약을 많이 먹어야 한다면 그것은 병이 깊기 때문이다.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것이 아주 당연한 진리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의사들은 우리 몸의 질병을 없애기 위해 약을 처방한다.붓다의 가르침은 우리 마음의 병을 치료하고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게 하기 위한 처방이다.따라서 붓다는 마음의 병을 치료할 약을 처방하는 의사라고 할 수 있다.사실 붓다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의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