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의 본질
십이입처로 어떻게 일체의 본질을 설명하는가? 먼저 일체의 본질을 설명하는 전변설과 적취설을 다시 상기해보자.인간이 대자연을 대하면서 일어나는 경외심에 치우쳐 자연의 모든 존재들의 본질을 초월적인 존재로 귀착시켜 발전한 것이 전변설이라면 인간이 대자연을 관찰하면서 발견한 규칙성에 치우쳐 자연의 모든 존재들의 본질을 어떤 법칙성으로 귀착시켜 발전한 것이 적취설이라고 할 수 있다.이러한 전변설과 적취설의 공통점은 일체의 본질이 일체의 모든 존재에 편재한다는 특징과 ,인간은 일체의 본질이 편재하는 모든 존재 중에서 지극히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특징이 있다.전변설과 적취설을 따르면 인간은 유일의 초월적 존재나 절대적인 법칙성 아래에서 인간의 자의적인 의지와 노력으로 유일의 초월적 존재가 되거나 절대적인 법칙성에 개입할 수 없고 따라서 소극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밖에 없는 미약하고 피동적인 존재이다.이들 두 사견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일체의 본질에 대한 문제의 해답을 바로 일체로부터 찾는다는 것이다.그러나 십이입처는 이러한 두 사견의 견해에 대하여 의식의 대변혁을 요구한다.마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같은 대변혁이다.십이입처는 일체의 본질에 대한 문제의 해답을 일체에서 찾지 않고,그 문제를 사유하고그 문제의 해답을 탐구하는 인간의 의식에서 찾는다.즉 일체의 본질에 대한 문제는 자연 안에서의 일체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인식문제이다.우주와 우주 안의 일체 삼라만상 중에서 그 어떠한 존재도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인간으로부터 인식되지 않으면,그 존재가 존재하는지 존재하지 않는지의 여부를 인간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즉 일체는 인식된 일체이며,인식되지 않는 존재란 무의미하다.일체의 본질을 탐구하는 자체가 또한 인식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