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海記行

곶에서

낡은집에사는남자 2019. 6. 7. 07:30










인습의 진리와 조건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교만이 마음을 지배할 수 없다.다른 사람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와 똑같고,다른 사람의 어머니는 나의 어머니와 똑같고,다른 사람의 자식은 나의 자식과 똑같다.다른 사람의 행복과 고통은 나 자신의 행복과 고통이다.이렇게 우리는 미래의 붓다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우리 모두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하면 세상은 북 가죽처럼 매끄러워질 것이다.만약 붓다께서 오실 때까지 이 세상에 오래 머물고 싶다면 아주 오랫동안 속세에 머물러 있어야 할 테니 수행하지 말라.그러나 붓다께서 오신다 해도 그런 사람을 제자로 맞을 만큼 정신이 없지는 않으실 것이다.사람들은 끊임없이 의심한다.그러나 자아에 대해 의심하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든 개의치 않게 된다.마음이 이미 놓아 버렸고 평화롭기 때문이다.모든 조건은 사라진다.스승이 형편없다든가 장소가 마음에 안 든다든가 하는 식의 집착이나,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는 식의 생각도 사라진다.모든 생각이 매끄러워진다.미래의 붓다와 마주 앉게 된다.그러나 두 손을 합장하고 염불만 외는 사람은 결코 그곳에 도달할 수 없다.수행은 그런 것이다.붓다께선 길의 초입까지 당신을 안내할 뿐이다.오직 여래만이 그 길을 보여 줄 수 있다.적어도 내 경우에는 붓다께서 그 정도만 가르쳐 주셨다.나머지는 모두 나의 몫이었다.내가 가르칠 수 있는 것도 꼭 그 만큼이다.나 역시 당신을 길의 초입까지 안내할 수는 있지만 나머지는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