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海記行

죽음을 앞둔 이에게

낡은집에사는남자 2018. 5. 22. 14:55




행은 몸과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행은 영원하지 않고 불안정하다.생성된 모든 것은 사라지게 마련이지만 누구나 그것이 영원하기를 바란다.바로 그것이 어리석음이다.호흡을 보라,왔다가 가는 것,그것이 호흡의 속성이며 이치이다.들숨과 날숨은 번갈아 이루어져야 한다.변화해야 한다.모든 조건은 변화에 의해 존재하며 그것을 막을 수는 없다,생각해 보라.들이쉬지 않고 어떻게 내쉴 수 있겠는가?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기분이 좋을까? 또 들이쉬기만 하는 것은 가능한가? 우리는 모든 것이 영원하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숨이 들어왔으면 반드시 나가야 하고,나가면 또 들어와야 한다.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태어났으면 늙고 죽는 것 역시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이다.주어진 조건들이 저마다 할 일을 하고 들숨과 날숨이 이런 식으로 번갈아 이루어졌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인류라는 종족이 유지되었다.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죽어간다.탄생과 죽음은 한 가지이다.나무를 생각해 보라,뿌리가 있으면 가지도 있고,가지가 있으면 또 뿌리도 있다.둘 중 하나만 가질 수는 없다.죽음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행복해하고 기뻐하는지를 생각하면 참 재미있다.모두 미혹이다.삶과 죽음을 똑바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꼭 울어야 한다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우는 편이 낫다.탄생이 곧 죽음이며 죽음이 곧 탄생이기 때문이다.가지가 곧 뿌리요,뿌리가 곧 가지이다,울어야 한다면 뿌리를 보고 울라,탄생을 보고 울라,가만히 생각해 보라,탄생이 없으면 죽음도 없다 이해하겠는가? 너무 걱정하지 말고 그저 '이것이 자연의 이치이다'라고 생각하라.이것이야말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요,의무이다.지금은 아무도 당신을 도울 수 없다.가족이나 재산은 당신을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당신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오직 분명한 깨달음 뿐이다.동요하지 말고 놓아 버리라.다 던져 버리라.놓지 않아도 모든 것이 차츰 당신 곁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