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길,마음의 길
마음은 중요하지만 마음을 훈련하기란 참으로 어렵다.육체와 정신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마음에서 한데 어우러진다.눈과 귀,코와 혀,몸은 모든 감각을 받아들여 그것들을 마음으로 보낸다.마음은 모든 감각기관의 관리자이다.마음이 잘 훈련되었다면 모든 근심이 사라진다.아직도 마음에 근심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아직 의심이 있기 때문이다.마음이 진리로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이제 법 수행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서 있을 때나 걸을 때,앉아 있을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어디에 있더라도 수행에 필요한 도구는 항상 잘 갖추어져 있다.그것들은 법과 마찬가지로 바로 여기에 있다.법은 어디에서나 넘쳐난다.지금 이곳에도,바다에도,육지에도 법은 항상 존재한다.법은 완전하고 완성된 것이지만 우리의 수행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것뿐이다.
완전한 깨달음을 얻은 붓다께선 우리가 법을 깨닫고 실천하는데 필요한 방편들을 가르쳐 주셨다.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수행의 핵심이 담겨 있다.예를 들어 머리카락을 한번 보라.머리카락 한 올만 보아도 모든 머리카락을 알 수 있다.모든 머리카락이 그저 머리카락임을 우리는 안다.한 올만 보아도 전부를 안다.
인간에 대해 생각해 보라.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의 본질을 이해한다면 세상의 모든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왜냐하면 인간은 결국 똑같기 때문이다.법도 마찬가지이다.작은 것이면서 또한 큰 것이다.한 가지 조건의 진리를 앎으로써 모든 조건의 진리를 아는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욕망 때문에 마음을 훈련하기가 어렵다.욕망이 없다면 수행도 없을 것이다.그러나 욕망 때문에 수행하는 것이라면 법을 볼 수 없다.지금부터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수행을 원하지 않으면 수행을 할 수 없다.수행을 하려면 먼저 수행을 원해야 한다.앞으로 한 걸음을 내디뎌도,뒤로 한걸음을 물러서도 욕망과 마주친다.그래서 예로부터 수행자들은 수행이야말로 참으로 어렵다고 말했다.욕망 때문에 법을 보지 못한다.때로 욕망은 참으로 강하다.빨리 법을 깨닫고 싶지만 마음은 아직 법과 일치하지 않고 아직 법이 아니다.
수행이 어려운 이유는 욕망 때문이다.자리에 앉는 순간 우리는 마음이 평화로워지기를 욕망한다.평화를 욕망하지 않았다면 자리에 앉지 않았을 것이고 수행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자리에 앉자마자 우리는 곧바로 평화로워지고 싶어하지만 평화에 대한 욕망은 오히려 혼란을 일으키고 우리는 불안해진다.바로그런 것이다.욕망은 무언가를 원하는 것이다.그러나 원함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수행이 이 단계에 이르면 무척 낙담하게 된다.자리에 앉자마자 욕망이 생기는데 어떻게 수행을 할 수 있겠는가? 사실 우리의 마음은 숲 속의 나무처럼 하나의 자연 조건일 뿐이다.목재를 얻을려면 나무가 있어야 한다.그러나 나무는 나무일 뿐 아직 목재가 아니다.나무를 쓰려면 먼저 나무를 베어서 톱질을 해야 한다.목재는 본래 한 그루의 나무였고 하나의 자연 조건이었다.그러나 그 본래의 상태로는 사람들에게 쓸모가 없다.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마음은 하나의 자연 조건이다.마음은 생각을 품고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을 분별한다.우리의 마음은 좀더 훈련되어야 하고 그대로 놓아두어서는 안된다.마음은 하나의 자연 조건이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깨닫도록 마음을 훈련해야 한다.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다시 말해서 법과 일치하게 해야 한다.법을 마음 안에서 갈고 닦아야 한다.수행하지 않으면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경전을 읽고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깨달음을 얻는다 해도 그러한 지식은 불완전하다.여기 타구가 있다.이것이 타구임은 누구나 안다.그러나 이 타구를 완전히 안다고는 말할 수 없다.만약 내가 이 타구를 냄비라고 부른다면 뭐라고 하겠는가?타구가 필요할 때마다 냄비를 하나 가져다달라고 하면 무척 혼란스러울 것이다.타구를 완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만약 타구를 완전히 알면 혼란은 없을 것이다.그 물건을 집어서 내게 가져다주면 그만이다.사실 '타구'라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인습에 따라 타구라고 부를 뿐이다.이 인습이 전 세계애서 통용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타구이다.그러나 본래부터 타구였던 것은 아니다.만약 어떤 사람이 타구를 냄비ㅏㄹ고 부르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냄비가 될 수도 있다.무엇이든 될 수 있다.이러한 인습을 우리는 '개녑'이라고 부른다.